시장 방향을 맞히지 않아도 수익을 내는 사람들, 마켓 메이커는 어떻게 돈을 벌까?
많은 개인 투자자는 시장을 방향을 맞히는 게임으로 생각합니다.
비트코인이 오를 것 같으면 매수하고, 떨어질 것 같으면 매도합니다.
예상이 맞으면 수익을 얻고 틀리면 손실을 봅니다.
하지만 시장에는 이와 전혀 다른 방식으로 수익을 추구하는 참여자도 있습니다.
대표적인 사례가 마켓 메이커입니다.
마켓 메이커는 특정 자산이 앞으로 크게 오를지 내릴지를 맞히는 것보다 매수와 매도 사이의 유동성을 공급하고, 거래가 지속적으로 체결되도록 만드는 과정에서 수익을 얻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이 때문에 시장 조성을 이해하면 암호화폐 거래가 단순히 ‘오를까, 내릴까’를 맞히는 문제보다 훨씬 복잡한 구조라는 점을 알 수 있습니다.

다만 마켓 메이커도 손실을 볼 수 있습니다.
급격한 가격 변동과 재고 불균형, 헤지 실패, 수수료 경쟁 등이 발생하면 스프레드에서 얻는 수익보다 손실이 더 커질 수 있습니다.
즉 시장 방향과 상관없이 무조건 수익을 내는 구조라기보다 방향성 노출을 줄이고 거래 과정 자체에서 기대수익을 만드는 전략에 가깝습니다.
대부분의 투자자는 방향을 사고, 마켓 메이커는 유동성을 판다
일반 투자자가 비트코인을 매수할 때 가장 중요한 질문은 보통 하나입니다.
“가격이 오를 것인가?”
마켓 메이커에게는 질문이 다릅니다.
“현재 시장에서 얼마의 가격 차이로 매수와 매도 주문을 동시에 제공할 수 있는가?”
마켓 메이커는 현재 시장가격보다 약간 낮은 가격에 매수 주문을 걸고, 약간 높은 가격에는 매도 주문을 제공합니다.
예를 들어 어떤 자산의 시장가격이 100달러 부근이라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마켓 메이커가 99.95달러에 매수 주문을 넣고 100.05달러에 매도 주문을 제공한다면 두 가격 사이에는 0.10달러의 차이가 있습니다.
이것이 스프레드입니다.
양쪽 주문이 정상적으로 체결되고 가격 위험을 효과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면 이 차이의 일부가 시장 조성 수익으로 남을 수 있습니다.
개별 거래에서 발생하는 이익은 매우 작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거래량이 충분히 크고 이런 거래가 수천 번, 수만 번 반복된다면 작은 가격 차이도 의미 있는 수익으로 누적될 수 있습니다.
이것이 시장 조성이 대형 거래소와 기관투자 시장에서 중요한 사업이 되는 이유입니다.
하이퍼리퀴드가 보여주는 거래 인프라의 경제성

원문에서는 암호화폐 파생상품 거래소 Hyperliquid를 시장 인프라의 대표적인 사례로 소개합니다.
Hyperliquid와 같은 거래소는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이 앞으로 오를지 직접 예측해서 매출을 만드는 것이 아닙니다.
이용자가 거래할 때 발생하는 수수료와 거래 활동 자체가 주요 수익 기반이 됩니다.
거래량이 증가할수록 거래소의 수수료 수입도 커질 수 있습니다.
이 구조는 시장 조성과도 연결됩니다.
사용자가 거래하려면 반대편에서 주문을 제공하는 참여자가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매수하려는 이용자만 있고 매도자가 없다면 거래가 제대로 이루어지기 어렵습니다.
반대로 주문장에 충분한 매수와 매도 주문이 존재하면 사용자는 큰 가격 변화 없이 빠르게 거래할 수 있습니다.
이것이 유동성입니다.
거래소 입장에서는 유동성이 풍부할수록 더 많은 거래자를 유치하기 쉬워지고, 거래자가 늘어나면 다시 거래량과 수수료 수익이 증가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대형 거래소들이 전문 마켓 메이커를 적극적으로 유치합니다.
단순히 특정 기관에 혜택을 주기 위한 것이 아니라 시장 전체의 거래 품질을 높이는 역할을 기대하기 때문입니다.
매수호가와 매도호가 사이에서 수익이 만들어진다
시장 조성의 가장 기본적인 구조는 매수호가와 매도호가입니다.
매수호가는 시장 참여자가 자산을 사겠다고 제시한 가격입니다.
매도호가는 자산을 팔겠다고 제시한 가격입니다.
두 가격 사이의 차이가 스프레드입니다.
마켓 메이커는 양쪽에 동시에 주문을 제공하면서 이 가격 차이를 확보하려고 합니다.
예를 들어 1 BTC의 매수 가격이 100,000달러이고 매도 가격이 100,010달러라면 스프레드는 10달러입니다.
마켓 메이커가 100,000달러에 매수하고 100,010달러에 매도할 수 있다면 거래 전 비용 기준으로 10달러의 차이가 남습니다.
물론 실제 시장은 이렇게 단순하지 않습니다.
매수한 직후 가격이 500달러 떨어질 수도 있습니다.
매수 주문만 계속 체결되고 매도 주문이 체결되지 않으면 마켓 메이커의 BTC 보유량이 지나치게 늘어날 수도 있습니다.
이것을 재고 위험이라고 합니다.
따라서 전문 마켓 메이커는 스프레드를 얻는 것과 동시에 자신의 가격 노출을 지속적으로 관리합니다.
보유한 BTC가 너무 많아지면 다른 시장에서 선물을 매도하거나 다른 거래소에서 반대 포지션을 취해 위험을 줄일 수 있습니다.
결국 시장 조성의 핵심은 스프레드 자체보다 ‘스프레드를 확보하면서 얼마나 빠르게 위험을 중립화할 수 있는가’에 있습니다.
차익거래와 헤지가 방향성 위험을 줄인다
마켓 메이커가 가격 상승이나 하락을 완전히 무시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대신 가격 움직임에 대한 순수한 노출을 줄이기 위해 헤지를 사용합니다.
예를 들어 거래소 A에서 BTC를 매수한 뒤 거래소 B에서 거의 같은 수량을 매도할 수 있습니다.
두 거래소 사이에 가격 차이가 있다면 이를 이용해 차익거래를 시도할 수도 있습니다.
이런 전략에서는 비트코인이 장기적으로 상승할지 하락할지보다 두 시장의 가격 차이가 얼마나 빠르게 좁혀지는지가 더 중요합니다.
하지만 차익거래 역시 무위험은 아닙니다.
거래소 간 자금 이동이 지연될 수 있고, 한쪽 주문만 체결될 수도 있으며, 출금이 중단되는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습니다.
가격 차이를 발견했을 때 이미 다른 알고리즘이 먼저 거래해 기회가 사라질 수도 있습니다.
또 거래 수수료와 출금 비용, 펀딩비까지 포함하면 화면상으로 보였던 가격 차이가 실제 수익으로 이어지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전문 시장 조성에서는 속도와 인프라가 중요합니다.
API 응답 시간과 주문 체결 속도, 서버 위치, 리스크 관리 시스템이 작은 가격 차이를 실제 수익으로 바꾸는 데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거래소가 마켓 메이커에게 혜택을 주는 이유
많은 거래소는 전문 시장 조성자를 대상으로 별도의 프로그램을 운영합니다.
대표적으로 낮은 거래 수수료와 메이커 리베이트, 높은 API 호출 한도 등이 제공될 수 있습니다.
거래소가 이런 혜택을 제공하는 이유는 주문장 깊이 때문입니다.
주문장에 많은 매수와 매도 주문이 존재하면 이용자는 원하는 가격에 더 가까운 수준에서 거래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주문장이 얇으면 비교적 작은 거래도 시장가격을 크게 움직일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1억 원 규모의 매수 주문을 넣었는데 가까운 가격에 매도 물량이 부족하다면 여러 가격대를 위로 훑으며 체결됩니다.
이때 평균 매수가격이 처음 예상보다 높아집니다.
이것이 슬리피지입니다.
기관투자자는 거래 규모가 크기 때문에 슬리피지를 특히 중요하게 봅니다.
거래 수수료가 0.01% 저렴한 거래소라도 주문장이 얇아 실제 체결가격이 0.5% 불리하다면 오히려 비용이 더 많이 들 수 있습니다.
따라서 거래소 입장에서는 단순히 수수료를 낮추는 것보다 충분한 유동성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마켓 메이커가 주문장을 채우고 거래 환경이 개선되면 더 많은 이용자가 들어올 수 있습니다.
이용자가 늘어나면 다시 거래량과 거래소 수익도 증가할 수 있습니다.
마켓 메이커와 거래소가 서로 의존하는 구조가 만들어지는 것입니다.
시장 조성도 ‘무위험 수익’은 아니다

시장 조성의 구조를 처음 접하면 가격 방향을 맞힐 필요 없이 스프레드만 계속 먹으면 되는 것처럼 보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여러 위험이 존재합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역선택 위험입니다.
마켓 메이커가 100달러에 매도 주문을 걸어둔 순간 누군가 그 주문을 빠르게 가져갔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이후 시장가격이 즉시 105달러로 상승한다면 매수자는 좋은 가격에 거래했지만 마켓 메이커는 너무 싸게 자산을 판매한 셈이 됩니다.
전문 트레이더가 새로운 정보를 먼저 알고 주문을 넣는 경우에도 비슷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변동성이 갑자기 커지면 평소의 스프레드가 충분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0.1%의 스프레드를 얻으려다 몇 초 만에 가격이 3% 움직이면 작은 스프레드 수익으로는 손실을 감당하기 어렵습니다.
재고 위험도 중요합니다.
한 방향의 주문만 계속 들어오면 마켓 메이커는 특정 자산을 지나치게 많이 보유하거나 과도한 숏 포지션을 갖게 될 수 있습니다.
이 때문에 알고리즘은 현재 재고 수준에 따라 매수와 매도 가격을 계속 조정합니다.
인프라 장애도 위험 요소입니다.
API 연결이 끊기거나 헤지 주문이 실행되지 않으면 평소에는 중립적이던 포지션이 갑자기 큰 방향성 위험으로 바뀔 수 있습니다.
따라서 전문 시장 조성은 단순히 양쪽에 주문을 걸어두는 전략이 아니라 가격 책정과 헤지, 인벤토리 관리, 시스템 안정성을 동시에 관리하는 사업에 가깝습니다.
중요한 것은 ‘시장을 맞히는 것’보다 구조를 이해하는 것
많은 개인 투자자는 시장에서 돈을 버는 방법을 가격 예측에만 연결합니다.
하지만 실제 시장에는 여러 종류의 수익 구조가 존재합니다.
방향성 트레이더는 가격 상승과 하락을 예측합니다.
차익거래자는 서로 다른 시장의 가격 차이를 찾습니다.
마켓 메이커는 유동성을 공급하고 스프레드를 확보하려고 합니다.
거래소는 거래 활동에서 수수료를 얻습니다.
각 참여자는 같은 시장에 있지만 전혀 다른 방식으로 수익과 위험을 관리합니다.
이 구조를 이해하면 시장의 움직임을 보는 관점도 달라질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가격이 순간적으로 급등하거나 급락한다고 해서 항상 누군가가 시장 방향을 정확하게 예측했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대규모 주문과 청산, 유동성 부족, 마켓 메이커의 재고 조정이 가격 움직임을 확대할 수도 있습니다.
결국 ‘왜 다른 사람은 시장이 오르든 내리든 돈을 버는 것처럼 보일까?’라는 질문의 답은 그들이 반드시 더 정확하게 가격을 예측해서가 아닐 수 있습니다.
애초에 다른 게임을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다만 시장 조성이 개인 투자자에게 자동으로 더 좋은 전략이라는 의미도 아닙니다.
전문적인 시장 조성에는 상당한 자본과 빠른 인프라, 정교한 알고리즘, 낮은 거래 비용, 실시간 위험 관리가 필요합니다.
개인이 단순히 매수·매도 주문을 동시에 걸어두는 것만으로 기관 마켓 메이커와 같은 결과를 얻기는 어렵습니다.
가장 중요한 교훈은 특정 전략을 그대로 따라 하는 것이 아니라 시장에서 수익이 어떤 구조를 통해 만들어지는지를 이해하는 것입니다.
가격 방향만 보는 관점에서 벗어나 유동성과 스프레드, 주문장, 체결 품질, 헤지 구조까지 함께 보기 시작하면 시장의 움직임을 훨씬 더 입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때부터 시장은 단순한 예측 게임이 아니라 서로 다른 목적과 위험 구조를 가진 참여자들이 상호작용하는 하나의 시스템으로 보이기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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